"나는 사업가가 아니다. 단지 등반가이자 서퍼이며, 장인일 뿐이다."
이본 쉬나드는 사업가가 되기를 원했던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암벽 등반가이자 환경운동가였으며,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든 장비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면서,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 자연을 보호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양립할 방법이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결국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part1에서 언급했듯, 1965년, 쉬나드는 톰 프로스트(Tom Frost)와 함께 “쉬나드 이퀴프먼트(Chouinard Equipment)”를 공동 설립하며 본격적인 등반 장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만든 피톤(Piton, 바위틈에 박아 고정하는 장비)이 환경을 파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기존 제품을 모두 없애고 환경 친화적인 장비를 개발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비즈니스는 환경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1973년, 파타고니아(Patagonia)를 설립하였습니다.
"우리는 지구를 위해 일하는 회사다. 단순히 옷을 파는 회사가 아니다."
파타고니아는 처음부터 단순한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이본 쉬나드는 기업이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제품의 품질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996년, 그는 파타고니아의 모든 면 제품을 “유기농 면 100%”로 전환하였습니다. 당시 유기농 면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기업은 없었고, 전환 과정에서 원가 부담이 증가했으며, 공급망도 불안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환경을 해치는 제품을 만들면서 환경 보호를 외칠 수는 없다"라며 이 결정을 밀어붙였습니다. 이후 그는 재활용 폴리에스터, 헴프(대마섬유), 윤리적으로 공급된 울(wool) 등의 소재를 활용하며 지속 가능성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았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옷은 이미 당신의 옷장에 있는 옷이다."
이본 쉬나드는 소비주의가 환경을 파괴하는 주된 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단순한 판매보다, 사람들이 더 적게 사고, 더 오래 쓰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고민하였습니다.
2011년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 파타고니아는 뉴욕타임즈에 "Don’t Buy This Jacket"(이 재킷을 사지 마세요)라는 광고를 실었습니다. 이 광고는 단순한 마케팅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기업이 더 많이 팔수록 환경이 파괴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소비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제품만 구매하도록 장려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Worn Wear 프로그램을 통해 오래된 옷을 무료로 수선해 주고,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Worn’은 ‘이미 입었던’ 혹은 ‘사용된’이라는 뜻으로, 단순한 새 제품 구매가 아니라 기존 제품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업들이 신제품을 계속 판매하려는 것과는 정반대의 접근이었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복원해야 한다."
쉬나드는 비즈니스가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환경 보호를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2002년, "1% for the Planet"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매출의 1%를 환경 보호 단체에 기부하는 프로그램으로, 이후 1,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운동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정부와 기업이 자연을 보호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환경 보호를 위한 소송을 직접 제기하는 활동도 벌였습니다. 2017년,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행정부가 국립공원의 보호 구역을 축소하려 하자, 파타고니아는 "대통령을 고소하겠습니다"라는 강렬한 메시지를 내걸고 직접 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는 기업이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졌습니다.
2022년 9월, 이본 쉬나드는 다시 한번 전 세계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는 4조 원에 달하는 파타고니아의 소유권을 자연보호를 위한 기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그는 평생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을 고민해왔고, 이제 파타고니아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지구를 위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가족들과 논의하였고, 결국 모든 주식을 "Holdfast Collective"(환경 보호를 위한 비영리 단체)와 "Patagonia Purpose Trust"에 기부하였습니다. 이 구조를 통해, 파타고니아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며, 발생하는 모든 이익을 자연보호 활동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에필로그: "나는 은퇴하지 않는다. 자연을 위해 싸우는 데 은퇴란 없다."
이본 쉬나드는 기업가라기 보다는,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환경운동가입니다. 그의 비전은 "기업이 환경을 해치지 않고도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신념에 기반하며, 파타고니아를 통해 이를 현실로 만들어왔습니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윤리적 소비를 장려하고 환경 보호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기업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였습니다.
그가 만들어가는 Lush Green Tomorrow는 이상이 아니라, 실질적인 실천입니다. 쉬나드는 자연을 지키기 위해 기업을 운영하는 방식을 혁신했으며, 결국 자신의 기업 소유권마저 지구를 위해 기부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여정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과감한 결정들은 종종 재정적 부담을 초래했고, 상업적인 성공과 환경 보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쉬나드가 던진 메시지는 우리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그의 비전은 이제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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